눈 밖에 있던 것들이 시야로 침범할 때가 있다. 눈을 감고 나면 작동하는 감각이다.
일본의 문화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이 정의한 '풍경의 발견'을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.
풍경이란 인간이나 주체(이자 객체)가 아닌, 자연이자 실체다. 그 누구와도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으면서 거기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존재다.
영화에서도 풍경이 발견되는 순간이 있다.
주인공들이나 이야기, 주제의식 등이 차츰 기억에서 흐릿해질 때, ‘없어도 상관없는’ 장면들만이 강렬하게 남을 때.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 ‘풍경’들. 무의식이나 비언어의 세계에 머무르는 영화 속 장면들은 도대체, 어떻게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오를까.
기억 밖에서 잊히지 않는 기억들을 되짚어보려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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